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아버지가 못내 힘겨워 하다가 마침내 아들을 목졸라 죽이고 스스로도 목숨을 끊어 버린 가슴아픈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지난 달 9일 있었던 사건이라고하니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널리 알려졌네요.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49세의 박모씨는 넉넉하지 못한 생활속에서도 자폐성 장애1급인 17세의 아들을 10년 넘게 온갖 정성을 다 해 보살펴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금년 6월부터 아들의 증상이 더 심해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지난 9일 딸과 부인이 외출한 사이 아들을 목졸라 숨지게 하고 자신은 인근 산에 올라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말았습니다.
평소 아내에게 먼저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아들을 데리고 가자고 말한곤 했다던 박씨는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너무 힘든 것 같다'면서 꼭 아들과 함께 묻어달라고 유서에 적었다고 합니다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니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자식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고 직접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조심스러운 반응도 있지만 모두가 안타까운 마음만은 한결 같은 듯 합니다
최근에 옷을 찟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등 증상이 심해진 아들을 보호해줄 만한 시설을 찾아보기도 했던 박씨는 결국 아들을 가족들이 더 이상 감당하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도로 정한 장애인의 날이 4월20일로 따로 있어 잘 안 알려졌지만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무관심으로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삶을 영위한다는 것이 몹시 힘든 세상입니다.
특히 장애인중에서도 약 20만여명에 달하는 발달장애인은 정부의 장애인정책이 신체장애 중심으로 되어 있어 부족한 지원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형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폐증으로 흔히 알려진 발달장애는 신체상 결함이 눈에 보이지 않은 가운데 심리적, 언어적 이상행동으로 인해 일반인의 편견과 기피현상이 특히 심한 장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반영한 "발달장애인 지원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애타게 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법이 제정되어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큰 고통받지 않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 다시 박씨 부자와 같은 비극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하늘로 떠난 박씨 부자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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